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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시리즈 8편 별의 탄생 성간 구름에서 시작되는 불빛 씨앗을 준비하는 구름: 차가움, 압축, 그리고 첫걸음성간구름, 중력, 냉각, 씨앗이라는 네 단어를 먼저 적어 둡니다. 별의 이야기는 눈부신 폭발이 아니라 조용한 구름에서 시작합니다. 성간구름은 별과 별 사이의 넓은 공간에 떠 있는 가스와 먼지의 덩어리로, 눈으로 보면 희미한 안개처럼 보이거나 전혀 보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구름이 별을 낳으려면 먼저 차가워져야 합니다. 뜨거운 기체는 쉽게 뭉치지 못하고 사방으로 퍼지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름은 빛을 내며 열을 잃어 조금씩 식습니다. 먼지 알갱이는 이 식는 과정에 도움을 줍니다. 빛을 가리고, 표면에 분자를 붙잡아 기체가 에너지를 내보내도록 돕습니다. 차가워진 구름은 중력의 끌림을 더 잘 받아들입니다. 어느 순간 균형이 무너지면, 구름의 한 부분에.. 2025. 9. 4.
우주 시리즈 7편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우리 은하의 주소와 일상우리은하, 태양계, 나선팔, 좌표라는 네 단어를 먼저 적어 둡니다. 우리가 사는 집은 ‘우리 은하’라는 거대한 동네입니다. 은하는 둥근 팽대부와 납작한 원반, 그리고 팔처럼 휘어진 나선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태양계는 이 나선팔 중 하나의 가장자리 근처에 살고 있어, 은하 중심에서도 가장자리에서도 크게 치우치지 않은 자리입니다. 우리는 이곳을 ‘오리온 팔’ 근처라고 부릅니다. 밤하늘에서 은하수가 띠처럼 보이는 까닭은, 우리가 원반의 안쪽에서 원반 자체를 옆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하늘을 따라 흐르는 하얀 띠는 별과 가스가 모인 길이며, 그 길 위에 우리의 매일이 놓여 있습니다. 태양은 은하 중심을 도는 긴 여행을 계속합니다. 이 여행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길어, 한 바퀴를 도는 데.. 2025. 9. 3.
우주 시리즈 6편 은하의 구조와 종류 은하의 뼈대와 우리 자리은하, 원반, 팽대부, 헤일로라는 네 단어를 먼저 세워 둡니다. 은하는 수많은 별과 가스, 먼지, 보이지 않는 질량이 모여 이룬 거대한 동네입니다. 가운데에는 별이 빽빽한 둥근 중심이 자리하고, 이를 우리는 팽대부라고 부릅니다. 팽대부는 오래된 별이 많아 누런빛을 띠고, 별들의 움직임이 여러 방향으로 얽혀 있습니다. 팽대부 주위를 감싸며 납작한 원반이 넓게 퍼져 있고, 그 안에는 나선팔이라 불리는 밝은 띠가 팔처럼 휘어 나갑니다. 나선팔은 젊고 푸른 별과 가스가 몰린 길이어서, 별 탄생이 비교적 활발합니다. 원반 바깥과 위아래로는 옅은 구형의 헤일로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헤일로에는 오래된 별무리와 보이지 않는 질량이 주로 자리해, 은하 전체를 느슨하게 잡아 주는 외곽처럼 작용합니다.. 2025. 9. 3.
우주 시리즈 5편 암흑에너지와 가속 팽창 팽창의 속도가 왜 빨라질까가속, 팽창, 거리, 밝기라는 네 단어를 먼저 세워 둡니다. 우주는 단순히 커지는 것만이 아니라, 커지는 속도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중력이 서로를 끌어당기니 팽창이 서서히 느려질 것이라고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관측은 뜻밖의 장면을 보여 주었습니다. 먼 우주에서 온 폭발 별, 곧 표준 촛불로 쓰이는 밝기 일정한 초신성을 여러 거리에서 비교해 보니, 예상보다 더 어둡게 보였습니다. 어둡게 보인다는 뜻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멀리 있다는 뜻이고, 더 멀리 있다는 뜻은 그동안 팽창이 우리가 짐작한 속도보다 더 빨랐다는 뜻과 같습니다. 이 놀라운 결과는 ‘우주의 팽창이 오히려 가속되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졌습니다. 가속이라는 말은 찻잔 안의 물결이 점점 빨리 퍼지는 .. 2025. 9. 3.
우주 시리즈 4편 암흑물질: 보이지 않는 재료의 지도 보이지 않는 재료, 암흑물질의 흔적암흑물질, 중력, 빛, 흔적이라는 네 단어를 먼저 적어 둡니다. 암흑물질은 이름처럼 스스로 빛을 내지도, 빛을 반사하지도 않아 망원경에 직접 잡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존재가 추측만으로 서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보이지 않아도 끌어당기는 힘, 곧 중력의 효과는 분명히 드러납니다. 우리는 이 힘의 자취를 따라 암흑물질의 그림자를 그립니다. 예를 들어 은하가 회전할 때 바깥쪽 별들도 예상보다 빠르게 돕니다. 보이는 별과 가스의 무게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기에, 보이지 않는 추가 질량이 원반과 그 바깥을 감싸고 있다고 해석합니다. 또한 먼 빛이 중간의 거대한 덩어리 근처를 지날 때 경로가 휘어집니다. 이 현상을 ‘중력렌즈’라고 부르며, 렌즈를 만든 보이지 않는 질량이 무엇인지 .. 2025. 9. 2.
우주 시리즈 3편 우주의 대규모 구조: 거대한 무늬의 지도 거미줄 같은 무늬와 넓은 빈 곳거미줄, 은하단, 필라멘트, 공백이라는 네 단어를 먼저 세워 둡니다. 하늘을 깊고 넓게 관측해 은하들의 위치를 찍어 보면, 무작위로 흩어진 점 구름이 아니라 가느다란 실과 마디가 이어진 무늬가 드러납니다. 사람들은 이 무늬를 우주의 거미줄이라고 부릅니다. 실처럼 길게 뻗은 부분은 ‘필라멘트’라 하고, 실과 실이 만나 굵어지는 마디는 ‘은하단’입니다. 그 사이에는 비교적 비어 있는 넓은 구역이 펼쳐지는데, 이곳을 ‘공백’이라고 부릅니다. 무늬는 멈춰 있는 그림이 아니라 아주 느린 호흡으로 변하는 지형입니다. 실은 곳곳에서 갈라지고 합쳐지며, 마디는 주변의 물질을 더 끌어모아 점점 무거워집니다. 우리가 어느 한 조각의 하늘을 오래 노출로 찍으면,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얽.. 2025.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