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시리즈 20편 암흑에너지 가속 팽창의 단서와 물음
가속 팽창의 징후: 초신성, 잔광, 구조, 그리고 의문초신성, 잔광, 구조, 가속이라는 네 단어를 먼저 적어 둡니다. 멀리 있는 은하의 폭발을 시간에 따라 추적하면, 그 빛이 우리에게 도착하는 밝기와 색이 거리를 말해 줍니다. 이런 폭발 가운데 일정한 밝기를 표준으로 맞출 수 있는 경우들이 있어, 우리는 그것을 자로 삼아 먼 곳을 잽니다. 여러 은하에서 얻은 자를 한 그래프에 올려 보면, 멀리 있는 우주가 예상보다 더 어둡게 보이는 구간이 드러납니다. 이는 단순히 먼지의 장난이 아니라, 우주가 과거 어떤 시점부터 팽창을 점점 더 빠르게 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한편 어린 우주의 잔광, 곧 하늘 전체를 덮은 미지근한 빛의 얼룩은 당시의 밀도와 압력의 줄다리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얼룩의 크기 분..
2025. 9. 8.
우주 시리즈 19편 다중 파장 천문학 전파에서 감마선까지 한 하늘 읽기
파장이 바꾸는 이야기: 전파, 적외선, 가시광, 자외선, 엑스선, 감마선전파, 적외선, 엑스선, 합주라는 네 단어를 먼저 적어 둡니다. 하늘의 사건은 한 가지 색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습니다. 빛은 파장이 길수록 부드럽고, 짧을수록 날카롭습니다. 전파는 가장 길어 차가운 가스와 희미한 자기장의 지문을 잘 드러내고, 적외선은 먼지에 가린 속을 비추어 별이 태어나는 방의 온기와 얼음의 배치를 보여 줍니다. 가시광은 우리가 익숙한 별빛의 색과 밝기를 담아 별의 표정과 무리의 나이를 읽게 하고, 자외선은 뜨겁고 젊은 별이나 강한 충격의 자취를, 엑스선과 감마선은 가장 뜨겁고 거센 무대—폭발, 충돌, 빠른 입자—의 단면을 보여 줍니다. 같은 대상이라도 파장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이 드러나는 까닭은, 물질이 각 ..
2025. 9. 8.
우주 시리즈 18편 거대구조 필라멘트와 은하단, 보이드의 지형도
거미줄의 뼈대: 필라멘트, 은하단, 보이드필라멘트, 은하단, 보이드, 거미줄이라는 네 단어를 먼저 적어 둡니다. 우주의 아주 큰 그림을 멀리서 바라보면, 물질은 균일한 안개가 아니라 실과 매듭이 엮인 그물처럼 보입니다. 굵은 실이 교차하는 결절에는 은하가 수백, 수천 개 모인 거대한 집단, 곧 은하단이 자리하고, 실과 실 사이에는 상대적으로 텅 빈 구역, 보이드가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이 거미줄의 뼈대는 눈에 보이는 별빛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재료의 끌어당김이 먼저 세웠습니다. 어린 우주에 남아 있던 미세한 요철들이 중력에 이끌려 점점 모이자, 긴 능선과 골짜기 같은 밀도 무늬가 자라났고, 그 위로 가스가 흘러들어 별과 은하가 태어났습니다. 필라멘트는 물질이 흐르는 큰길이고, 은하단은 그 길이 만나는 ..
2025. 9. 7.
우주 시리즈 16편 활동 은하핵과 퀘이사 은하 중심의 엔진
무엇이 밝히나: 중심의 엔진, 원반, 그리고 제트활동은하핵, 중심, 원반, 제트라는 네 단어를 먼저 적어 둡니다. 많은 은하의 한복판에는 아주 무거운 중심이 자리합니다. 그 주변으로 가스와 먼지가 소용돌이치며 납작한 원반을 만들고, 그 원반 속 마찰과 충돌이 물질을 가열해 강한 빛을 냅니다. 이때 빛은 보이는 빛뿐 아니라 자외선, 엑스선, 전파까지 여러 빛으로 새어 나옵니다. 중심이 특히 활발하면 우리는 그 은하를 ‘활동은하’라고 부르고, 그 가운데의 밝은 심지를 ‘활동은하핵’이라 부릅니다. 핵 근처에서는 물질이 안쪽으로 떨어지며 잃는 에너지가 빛과 바람으로 바뀝니다. 작은 알갱이 하나가 안쪽으로 조금만 더 이동해도, 그 떨어진 높이만큼의 에너지가 열과 빛으로 환전됩니다. 그래서 같은 양의 연료로도 중심..
2025. 9. 7.